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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더 이상 그립지 않을 때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지워버릴 기억들을 이곳에 모아둡니다...

[밴라이프 #05] 아지트에서 놀기

  • 2019.08.12 06:58
  • 길위의 시간/밴라이프(Vanlife)

'밥 한 끼 하자'는 약속이 제법 오랜 시간 지체되기도 했지만, 최근 주말마다 들살이에 빠진 나에 대한 배려인지 후배님들이 주말 우리 가족의 아지트로 고기를 사들고 오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ㅎ  덕분에 캠핑족들이 흔히 말하는 '초대 캠핑'과 비슷한 모임이 성사되었지만 초보 캠퍼(?)인 난 이 때문에 또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의 조언 한 마디로 간단히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날도 더운데 고기는 무슨.. 회나 먹자~

맞다~ 맞아~ 이렇게나 더운데 무슨 불을 피우냐.. 요즘 전어도 맛이 올랐다는데~~ ㅎㅎ

가는 길에 명지 회센터에 들러 전어 1.5kg, 돌돔 1.5kg 회를 뜨서 우리 아지트로 갔다.  중국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한다는 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인지 구름은 변화무쌍하고 바람이 제법 불어 루프를 올리고 뒷문을 열어놓으니 한낮인데도 더운 줄 모를 정도로 시원하다. 

우리 가족의 아지트로 삼은 이 곳은 바다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산 쪽에 위치해 있어 바닷가처럼 후덥하지도 않고, 바람 길목이라 시원하고 밤에도 벌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실로 명당자리다.  주중에 야간일을 하는 우리 부부는 이 곳에서 주로 밀린 잠을 자는데, 선풍기만 돌려도 시원하게 집에서 보다 더 꿀잠을 잘 수 있다.  요즘 피곤한 가운데도 주말마다 들살이를 마다하지 않는 건 나중에 가게를 그만두고 계획하고 있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준비과정이라 여기고 있다.  차에 전기가 있고 그 때문에 냉장고, TV, 전자레인지 등을 사용할 수 있으니 별 불편함 없이 장시간 여행도 가능할 듯 자신감이 생긴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 보니 약속한 시각이 다 되었다.  아무래도 회만으로는 좀 아쉬울 것 같아 코펠 밥을 하고 된장국을 끓이고 있으니 후배님들이 도착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준비한 회와 저녁을 먹으면서 밀린 회포를 풀다 보니 어느덧 하늘이 어둑해질 때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동안 하늘은 낮동안 벌겋게 데워진 대지의 기운을 차가운 바다 너머로 내리누르고 그 빈자리는 어둠과 별들로 채워 갔다. 

우리의 먹방은 후배님들이 준비해 온 수박과 팥빙수까지 먹고 나서야 배 두드리며 포기를 선언하였다~^^;

후배님들이 돌아가고 남은 우리는 늘 하던 대로 찐한 커피를 나눠 마시고 주변을 산책하였다.  태풍의 영향으로 차가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런가.. 평소와는 다르게 주차장은 거의 비어 있었고, 아래 주차장은 우리 밖에 없어 스산한 분위기였다.  밤이 좀 더 깊어지자 열린 루프탑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차가워져 뒷문도 닫고 이불을 꺼내 덮고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차박을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지는 것은 누가 뭐래도 아침에 깨어나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이다.  새색시의 부끄럼같이 홍조를 띠며 밝아지는 하늘, 그 위로 날아오르는 새들의 지저귐도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된 기분.. 그 느낌이 정말 좋다. 

또 돌아오는 길에 절대 놓칠 수 없는 풍경이 눌차 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이다.  황금빛으로 끓어오르는 바다와 구름 새로 쏟아지는 빛 내림.. 꼭 한번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은 풍경이다. 

 


 

우리 아지트 바로 옆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거가대로와 거제도로 넘어가는 해저터널 입구와 그 옆에 자리 잡은 휴게소

저 멀리 거가대교도 보인다. (사진은 상: 저녁풍경, 하: 아침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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