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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라이프 #03] 가덕도 지양곡 주차장에서의 우중차박

  • 2019.07.30 12:46
  • 길위의 시간/밴라이프(Vanlife)

   지난 주말 태풍의 영향으로 모든 준비를 다 마친 상태에서 떠나지 못한 후유증이 일주일 내내 계속되었기에 이번 주는 웬만하면 비가 오더라도 차박을 강행하거나 어려우면 우중 드라이브라도 할 생각이었다.

   또 이번 주는 막내를 보러 가기로 한 날이라 평소보다 더 일찍 출발하여 통도사 서운암 장경각에 들렀다가 바로 가덕도로 이동하였는데,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이동하였다는 예보와는 달리 부산지역도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상태로 간간히 비를 뿌려대고 있었다. 

   집안 사정으로 멀리 못 갈 상황이라 지난번에 차박을 했던 지양곡 주차장을 차박지로 정했다. 천성 IC에서 빠져 연대봉 생태터널을 지나면 나타나는 첫 번째 전망대는 거가대교와 이어지는 섬들, 그리고 바다 건너편 거제도를 함께 담을 수 있는 장소라 다음에 카메라를 챙겨 정식으로 촬영해 볼 욕심이 생기는 곳이다.

   날씨가 좋지 않음에도 지난번 주차했던 위층 주차장은 다른 차들로 이미 가득 차 있어 이번에는 아랫면 주차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저녁 무렵에는 위층에 스타렉스 2대, 아래층엔 우리 밴.. 이렇게 3대만 남게 되었다.

   자리를 잡고는 루프탑 텐트를 올리고 어닝을 펴고 난 뒤까지 계속된 비로 간단히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는 차 속에서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다 낮잠을 잤다. 실로 오랜만에 느긋한 휴일 오후를 보낸 셈이다.

   얼마나 꿀잠을 잤던지 눈을 뜨고 보니 바깥은 벌써 어둑해지기 시작한 시각이었고, 제법 세차게 내리던 비는 이제 그냥 우산 없이 걸어 다녀도 될 정도의 이슬비로 변해 있었다.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의 손길이 바빠졌다. 양념에 재워온 고기를 꺼내고, 썰어온 야채와 버섯들을 섞어 불고기를 준비한다. 김치와 다른 밑반찬들은 집에서 먹던 걸 그대로 들어왔다.

   차에 냉장고가 있다는 게 이렇게 편리한 건가~ 차박에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다음에 나올 때는 날도 더운데 팥빙수나 가져와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서둘러 준비했는데도 어둠이 내려앉은 후에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덕분에 바깥공기도 많이 시원해져서 어닝 아래에 상을 차리고 허기에 떠밀려 허겁지겁 배를 채웠다. 

   주위가 온통 깜깜해진 밤, 어닝등 아래 감성 커피잔 하나씩을 들고 아내와 둘이서 얘기를 나눈다. 꼬남이도 몇 번 따라다녀서인지 바닥에 자리를 깔아주었더니 이제 혼자 앉아서 제법 잘 버텨낸다. 비 냄새와 섞인 커피 향도 좋다. 이런 시간을 원했다. 밴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깊은 밤 가로등 아래에서 뭉글뭉글 피어나는 안개.. 비가 잔뜩 묻어날 것 같은 밤안개 속을 아내와 산책하는 시간도 참 좋았다.

   편안히 집에만 있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것, 차박은 이런 소중한 것들을 느끼고 감사하게 해 준다.

   자연과 함께 잠들고 이른 아침, 자연과 함께 깨어날 수 있는 그 시간이.. 그 경험이 참 소중하다. 

   이튿날 아침은 비가 그쳐서 인지 하늘이 열리면서 내리 비취는 햇살과 구름의 조화가 대단했다. 아침을 커피와 빵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일찍 철수하는 길에 펼쳐진 풍경들은 아직도 눈에 선할 정도로 멋졌다. 담엔 반드시 카메라를 들고 나오리라.. 이 멋진 풍경들을 제대로 사진으로 담아 볼 생각을 했다. 실로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카메라를 들고 싶은 의욕이 생긴 게 말이다.

 

이 차박지의 특징 

● 장점 :  1. 주차장이 넓어 차박 할 수 있는 여유가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눈치 볼 일이 적다.
             2. 차창을 통해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취향에 따라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연대봉 등산, 대항 및 외양포 낚시.. 등)
             3. 화장실이 잘 관리되어 있으며, 그 옆에 분리수거할 수 있는 쓰레기함도 있다.

● 단점 :  1.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마트나 식당이 없어 먹거리는 사전에 준비해야 함.
             2. 주차장 옆 도로를 오가는 차량 소음에 예민한 사람은 잠을 설칠 수 있음.
             3. 주변 농장 닭들의 훼치는 소리에 일찍 강제 기상할 소지가 있음.

주차장 입구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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