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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더 이상 그립지 않을 때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지워버릴 기억들을 이곳에 모아둡니다...

[밴라이프 #06] 거제도 여행(8/16~18)

  • 2019.08.25 12:00
  • 길위의 시간/밴라이프(Vanlife)

이번 여행은 처음으로 2박 3일에 걸친 여행이었다.  때문에 금요일 늦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짐을 챙겨 우리가 자주 찾는 아지트로 향했다.  여기는 여름철에 벌레 걱정 없이 시원하게 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고, 또 항상 비상사태를 대비해야 하는 우리 처지에 집에서 가까워 맘도 편안한 곳이다.

자정이 넘어 우리 아지트에 도착하니 아래층 주차장은 텅 비어서 늦은 시각임에도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도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어 여느 때처럼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계획대로라면 새벽에 거제도로 건너가 유호전망대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었지만, 피곤한 상태여서인지 늦게야 눈을 떠 일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하지만 대신 주변을 산책하며 멋진 아침 풍경을 즐기는 것으로 어느 정도 만족할 수는 있었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는 휴게소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거제대교를 건너 바로 유호전망대를 찾았는데, 이 곳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차박도 가능한 곳임을 확인하였다.  방금 지나온 거가대교를 사진으로 담고는 최종 목적지를 명사해수욕장으로 하고 거제 투어를 시작하였다. 

예전 배에 차를 싣고 부산-거제를 이동하던 시절 와 보았던 농소 몽돌해변을 지나,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니 과거 젊은 시절 먼지 풀풀 나는 비포장도로를 서 있기도 힘들게 꽉 찬 시외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오가던 와현 해수욕장, 그리고 이어 구조라 해수욕장까지...

아내와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씹어 보려고 구조라 해수욕장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그곳은 예전의 기억과는 너무나 다르게 생경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한쪽 편으로 마련된 주차장에는 캠핑카들이 줄지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주변에 화장실도 있어서 다음에 우리도 여기서 차박을 해보기로 하였다. 

해안길로 이어진 바다 조망이 가능한 도로는 드라이브 하기에는 정말 좋은 길이었다.  구불구불 커브를 돌 때마다 필름처럼 스쳐 지나며 나타나는 풍경들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이제 피서시즌도 막바지에 들어선 때문인지 함께 달리던 차들도 거제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학동해수욕장을 지나 해금강(바람의 언덕) 교차로를 지날 즈음엔 두드러지게 줄어 그때부터는 제법 한적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명사해수욕장으로 바로 갈 수도 있었지만 가는 길에 옛 영화 '은행나무 침대' 촬영지였던 여차 몽돌 해수욕장을 찾아보았다.  이 곳은 예전 실험실 후배님들과의 추억이 있는 곳이라 주차가 가능한 방파제 쪽으로 가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그 시절 민박집 주변은 신기하게도 아직 그 모습이 남아있었다. 

해변은 한적하리 만큼 조용했고, 차박이 가능해 보이는 주차공간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 앞에는 '캠핑카 야영금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어 실망을 안고 되돌아 나와야 했다. 

여차 몽돌 해수욕장을 나와 좌측으로 가면 멋진 바다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홍포 전망대로 갈 수 있었지만 예전 비포장 산길이었던 것이 생각나 들어온 길을 되돌아 나갔다.  

명사해수욕장은 물이 얕고 모래사장이 좋아서인지 아직도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어 여름 피서지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주차공간도 많고 화장실도 잘 관리되고 있어 차박 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우리는 백사장에서 좀 떨어져 방파제 근처에 자리 잡고 간단히 요기한 후에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을 누워 쉬었다.  바람이 간간히 불어주고 주변 가게에서 시원한 음료수도 사다 마셨지만 바닷가라서 그런지 후덥한 느낌은 가시지 않았다.  이래서 여름엔 산과 계곡이라 그랬던가..

계획대로 라면 이 곳에서 차박을 하려고 했으나 한 여름에 바닷가에서 밤을 보내는 게 쉽지 않겠구나 싶었는데, 쾌적하고 시원한 공기를 숨 쉴 수 있는 우리 아지트로 가자는 아내의 말에 바로 동의하며 짐을 챙겼다. 

나오는 길에 보니 우리가 쉬는 동안 썰물로 드러난 갯벌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의 체험단(?)들이 조개 줍기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려고 부지런히 달린 덕분에 일몰 전에 우리 아지트에 편안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밖에서는 이상하게도 고슬고슬한 냄비밥만 새로 해도 가져온 밑반찬을 더하면 정말 만족스러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식사 후 아내가 그릇을 정리하는 동안 난 잠자리를 준비했다.  열린 루프탑 위의 시원한 공기를 아래로 순환시킬 수 있게 선풍기를 장착하고 매트와 베개도 준비했다.  아까 바닷가와는 공기가 다르다.. 시원한 바람이 등줄기의 땀을 쾌적하게 식혀준다.  이번의 2박 3일 여행은 결국 잠은 우리 아지트에서 다 자고 거제도는 차로 일주하는 여행이 되었다~^^

 

( 이후 에피소드는 담에 별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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